← books

나, 프랜 리보위츠

프랜 리보위츠 · 문학동네 · 2022 · The Fran Lebowitz Reader (2021)

예술이라는 주제를 두고 하는 가장 맥빠지는 말은, 아마 삶이 예술을 모방한다는 말일 것이다. 좀더 일관되게 현실에 들어맞았더라면 분명 의지가 되는 문장이었으리라. 삶의 예술성은, 가장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절정에 달한다는 걸 파헤쳐보면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삶이란 대개 기교를 모방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네 삶이 마크라메 화분걸이보다 쇠라의 작품과 더 닮아 있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예술에 관해서라면, 삶은 그 무엇보다 그 틀을 모방하는 데 발군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여기서 ‘것’이라는 단어 사용은 유달리 구체적이다. 이 표현에 이끌리는 사람들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실제로 것들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도자기 만들기는 ‘것’이고, 글쓰기는 일이다.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단어를 만든 시대라면 머지않아 ‘생각 스타일‘이라는 개념 또한 고안해내리란 건 안 봐도 뻔하다.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라이프‘와 ‘스타일‘ 둘 다 갖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 표현에는 총량이 일부의 합보다 적은 완벽한 예시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생각 스타일을 정의하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삶이란 잠 못 이룰 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