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화장은 항상 이상했다. 이유를 생각하자면…… 내 화장은 그냥 ‘여자’처럼 보이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하루가 달리 예뻐지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여자가 되는 기술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난 그 기술을 몰랐고, 그래서 우리 무리 중에서 나만 여자가 아닌 듯했다. 내가 나의 화장을 화장이라 부르지 않고 ‘여장’이라 부른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여자애들은 특정 시기에 모두 여장을 배운다. 그걸 잘 해낸 애들은 더 이상 본인이 하는 걸 여장이라 생각하지 않게 되지만, 나처럼 못 해낸 애들은…… 평생 ‘여장 여자’로 살아야 한다.
“선생님, 약이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병은 어떤 약을 먹어야 나을까요?” 마침내 나는 아픈 것과 미친 것과 슬픈 것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하나가 된 감정의 다음은 공포였다. 아프고 미치고 슬픈 내가, 나를 외로이 죽게 놔둘 것 같아 겁이 났다. 지구가 돈다고 말했던 사람 코페르니쿠스는 죽는 날까지, 아니 죽은 후에도 광인 취급을 받았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는 주장이 신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공들여 해명할수록 그는 점점 더 광인이 되었다. 그때 코페르니쿠스는 외로움을 느꼈을까? 그는 천재였기에 광인이 된다는 것과 외로워지는 것이 하나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외로움을 각오하면서도 광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외롭지 않고자 광인이 되는 것이라고 믿던 나는 지동설을 처음 알게 된 중세 가톨릭 신자처럼 커다란 충격에 빠진다.